故 송원 김영환회장님 서거 10주기 추도사
송원 김영환회장님이 떠나신지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오늘 내외귀빈들, 김해련회장님를 비롯한 태경그룹 인사들 그리고 송원장학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장님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추모하고 있습니다. 이 속에는 장학회 설립 때부터 회장님의 사랑을 받아온 1기 박해선, 박정호, 김문식 그리고 황운영, 조진광 등 장학회 OB들이 같이 하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속절없이 세월은 가고 세상은 변해가지만 회장님을 기리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회장님이 추구하고 실행하셨던 회장님의 삶이, 회장님의 정신세계가 더 크게 우리 속에 자리잡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 오늘같은 날이면 인자한 그 모습을 그냥 다시 보고싶습니다. 그저 아버지라고 부르고 같이 있고싶습니다. 늘 ‘더불어 살어라’고 말씀하시며 고기를 구워주시던 모습이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제가 장학회 이사로 있을 때 일입니다. 송원학사를 완공하시고나서 저를 보고, 서울에서 먹고 잘 데가 없어서 고생하는 장학생에게 이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나 하시며, 마음의 큰 짐을 내려놓은 듯이 그렇게 기뻐하시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김영환회장님께서는 장학금을 아무 조건없이 지급해주는데서 그치지 않고, 힘든 젊은 학생들의 생활까지 걱정하시는 따뜻한 인품, 자애로운 성품을 지닌 위대한 성직자같은 분이셨습니다.
3월은 김영환회장님이 타계한 달이며 1983년에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이 설립된 의미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장학회 설립된 지 40년이 지난 작년에는 40주년 행사가 성대히 열렸습니다. 김영환회장님, 얼마나 많은 장학회 식구들이 참석했는지 아십니까, 1기부터 40기까지 기수별로 모여 큰 홀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미 송원김영환장학회는 천 명에 가까운 대가족이 되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총장님께서 축사를 해주셨고, 우리 모두는 송원에 취한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회장님이 뿌린 씨가 각각 강인하고 멋지게 자라나 더불어 어울려있는 아름다운 군상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장학생 9명이 청년멘토가 되어 쓴 책 <조금 더 헤매어도 괜찮아>를 발행하여, 여러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도 했습니다. 세상에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곤란한 환경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꿈을 키워가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송원장학회는 더욱 업그레이드 해가며 희망을 주는 역할을 찾아서 해나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20대중반의 청년으로 회장님을 처음 뵙고나서 지금은 60대 중반을 지나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교수생활을 하다가 지난 10년간은 교단을 떠나 세상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겪으며 지나왔습니다. 연구자의 삶에서 사업가가 되어 살아가다보니, 회장님의 일생이 얼마나 훌륭하였는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 갈수록, 개인의 사리사욕이나 입신양명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고, 더러는 사회를 위해 한 때 뜻을 품은 자도 있지만, 이를 일생동안 한결같이 실천하는 사람은 정말 적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회장님은 기업가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었습니다. 내 재산 늘리기에 급급한 세태속에서 재단 수익금의 대부분을 장학금으로만 사용하고, 심지어는 장학기금의 소유권을 국가에 귀속시켜 진정한 장학재단이란 어떠해야하는가를 보여주는 조치를 조용히 단행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장학생 개인개인에게는 따뜻한 아버지같은 존재였으며, 삶의 스승이셨습니다. 제가 어두운 고통의 시기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걸어갈 수 있었던 데는 회장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깊이 감사드리며, 먼발치에서 회장님을 따라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제 회장님이 남겨주신 송원장학회는 외로운 우리만의 봉우리가 아니라 하나의 산맥이 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음을 보고드립니다. 김해련회장님께서 솔선수범하며 장학생들의 어머니가 되어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태경그룹의 임직원들이 돕고 있고, 사무국도 OB들도 현역 장학생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송원김영환장학회는 회장님의 삶을 본받아 사회의 등불이 될 인재들이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가는 조직으로 우뚝 서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의 홈페이지에는 김영환회장님을 다음과 같이 기리고 있습니다. “태경그룹(구 송원그룹) 창업자이자 정직한 가치창조와 더불어 함께 살기를 몸소 실천한 이 시대의 참 기업인”이라고 말입니다.
회장님, 항상 지켜봐주시고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3.21. 1기 최 관